실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돈 단위를 어떻게 체감하면 좋을까? 머리로는 알아도 체감하는 법은 나이별로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나이별로 돈을 받아들이는 시선
초등학생 시절 이때는 엄마가 용돈 주시면 핫치토(Hot Cheetos)가 기준점이되어 가치를 계산했다. 예를 들어 나에게 주어진 돈 3불이 있고 학원 자판기에 살 수 있는 과자 종류 등이 있다면 기본적이고 인기 있는 핫치토 기준으로 50센트니까 껌은 25전으로 더 싼데 뭔가 허전하고 화이트 오레오 초콜릿바는 $1.25니까 사치품목에 속했다. 게릴라 상품으로 $1 라면도 팔 때가 있어서 먹고 싶을 때 사 먹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하고 그랬다. ㅋㅋㅋㅋ 그리고 설날이 대목이라 $100짜리 받고 그러면 봉투에 따로 모아 두고 따로 쓰진 않고 그랬지.
중 고등학생 시절은 나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돈 단위는 백 불에서 천불 단위정도. 내가 한창 카메라 장비에 빠져있을 때라 사고 싶은 DSLR 카메라가 $1000 남짓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름 카메라도 좋아했는데 관리비, 필름 값, 필름 현상 비용 등등 $10불, $100불 단위에서 생각해볼 수 있던 시절. 사고 싶은 컴퓨터가 얼마고 갖고 싶은 아이폰은 얼마고 이런 것도 생각하고 성능 대비 좋은 가격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고 또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비용 아낄 수 있을지 정보 나눔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이때부터 친구들과의 금전 격차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 비싼 카메라를 물려받거나 살 수 있는 친구. 나보다 가정에서 지원해주는 게 덜한 친구. 그 이전까지는 모두가 내 기준과 같은 줄 알았다. 그런 차이는 관심도 없었었고.
대학생 시절 나에게 처음 마주한 만불 단위의 돈. 억지로 마주칠 수밖에 없는 게 학비가 만불 단위기 때문이다. ㅋㅋㅋㅋ 이때 교육이 엄청 비싸구나를 느꼈다. 어느 대학을 갈지 고를 때도 학비와 생활비를 고려해야 하니까. 학교 장학금은 얼마 받고 주정부에서 지원해주는 Grant 금액에 실질적으로 내는 비용은 얼마고 생활비는 얼마가 필요한지 꼼꼼히 따져보았다. 학비는 따로 내는 거 거의 없이 해결했었고 한 달 생활비를 부모님께 받아서 어떻게 하면 잘 쓰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사회초년생 시절도 크게 다를 건 없었는데 신기했던 건 내 통장으로 꽂히는 돈이 뿌듯하면서 언제 목돈 모아서 독립하나 싶었다.
비즈니스 운영하며 돈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 왔다 갔다 하는 금액이 개인의 소비일 때보다 큰 단위의 돈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개인 income과 다르게 비즈니스 매출은 일 년에 십만 불에서 백만 불까지도 바라보아야 하는 금액이니까. 그리고 여러 expense가 장난 아님을 느낀다. 회사원으로 월급 타면서 노동의 시간을 바친 것과는 매우 다른 마인드셋이기도 하고. 전에는 고용주가 짜게만 느껴졌던 일들도 어느 정도 이해될 만큼 돈이 술술 빠져나가지 않으려면 아끼려는 마인드는 기본 장착해야 한다. 하지만 또 과감하게 쓸 때는 써야 한다. 투자를 해야 그만큼 세일즈를 늘릴 수 있으니 유연해야 하고 과감히 밀어붙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은퇴를 준비하며 개인의 백만 불 단위까지 오게 되었다. 현재부터 65살까지 자산증식 목표 차트를 짜 봤는데 처음 이 금액을 마주했을 때 마음의 부담이 상당해서 몸 컨디션도 좋지 않고 일주일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기까지 다시 볼 수 없었다. 현재는 어느정도 적응해서 백만 불 단위까지는 긴 마라톤이다 생각하고 앞으로 몇년을 더 신경쓰고있다.
머리로 아는 숫자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돈 단위의 차이
고등학교 시절 은퇴준비와 투자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내가 아는 한국어 영어인데 왜 이렇게 머리에 안 들어올까 싶었었다. 새로운 분야에 접근하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내가 기존에 모르던 다른 세상이 열리는 것과 같다. 조 단위의 숫자 세기는 이미 초등교육에서 끝나지만 내가 백만 불까지를 실생활에서 체감하기까지 10년은 더 걸렸다. 이제는 기사를 읽어도 10억까지의 돈은 어느 정도겠구나 조금 더 구체적으로 느껴진다. 나라의 경제규모도 그리고 S&P의 지수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어릴적 치토스로 화이트 오레오 초콜릿바의 가치를 계산했듯이.
나는 10살부터 미국에서 자라왔기에 체감하는 돈이 USD 달러 단위인데 한국 원으로 쉽게 환율 변환해서 읽어보시려면 참고하는 용으로 이 차트를 권한다.
숫자 읽는 법 - 원에서 달러로 옮기기
나는 숫자에 약하다. 그리고 미국 한국 숫자 끊는 단위가 틀려서 항상 헷갈린다. ㅠ 숫자 세는 단위가 하나는 천에 끊고 하나는 만에 끊으니까. 보통 쉽게 000만 빼고 환전을 생각하는데 (물론 $1 =
gracefullyinvesting.tistory.com
또 어린 나이부터 돈돈돈 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돈과 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너무 세상 물정 모르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보다는 무언가가 부족해서 결핍을 느껴서 성장하는 내가 더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이제는 여행가면 사진 속에 저런 집을 보며 저 집은 얼마 정도 하겠구나 각 잡히는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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